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,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.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성 정치학 (문단 편집) === [[가부장제]]: [[모든 일의 원흉의 원흉|모든 차별의 원흉의 원흉]] === 본서의 2장에서 밀렛은 우선적으로, 인간의 성별이라는 것이 진공 속에서 나타나지 않으며, 그것이 처한 정치적 맥락을 반영한다고 전제한다. 즉, 본서를 읽는 독자들이 제일 먼저 던질 법한 질문은 "양성 간 관계를 '[[정치]]' 라고 볼 수 있는가?" 일 텐데, 이에 대해서 밀렛은 그렇다고 대답하는 것이다. 저자가 제시하는 정치학(politics) 내지 정치적인 것(the political)의 정의는, "일군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지배받는, 권력으로 구조화된 관계와 배치"(p.72)이다. 그리고 이러한 [[젠더 권력|젠더 간의 권력]]은 서구 사회에서 몇 안 되게 순수하게 '''생득권만으로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결정되는 기준'''이라고 한다. 젠더 간에 나타나는 권력의 정치학이 사라지지 않고 영속화되는 원인은, 저자에 따르면,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고 연장자 남성이 연소자 남성을 지배하는 원칙에 있다. 그리고 저자는 이 원칙을 "[[가부장제]]" 라고 부르면서, "신분이든 계급이든, 봉건제든 관료제든, 주요 종교들까지 포함한 모든 정치, 사회, 경제제도를 관통할 만큼 깊이 뿌리박고 있는 사회적 상수인 동시에, 역사와 장소에 따라 아주 다양하게 드러나는 것"(p.75)이라고 정리한다. 즉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, 가부장제는 '''우리 사회의 가장 심층부에서 가장 근본적인 작동 원리로서 존재'''하며,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하되 그 드러나는 징후만이 달라질 뿐이라는 것이다. 저자의 예시를 따를 경우, [[중동]]의 가부장제와 [[북유럽]]의 가부장제는 서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. 또한 개혁을 통하여 역사적으로도 가부장제는 강해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한다. 하지만 '''아직까지 가부장제는 전복된 적이 없었다'''는 것이다. 이후로 매우 긴 지면을 할애하여, 저자는 가부장제가 (즉 남성이 여성을 억압하는 거대한 구조가) 우리 사회와 문화 속의 수많은 측면들에서 발견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.[* 사실 이 부분은 [[사회과학]]에서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이론적 논증의 수준에서 보면 조금 아쉽기도 하다. 일부는 가부장제가 영속화되는 원인이고, 일부는 결과이며, 또 일부는 원인인 동시에 결과로 분류될 수 있다. 일부는 가부장제의 징후로 분류할 수 있지만, 일부는 가부장제의 존속 메커니즘으로 분류할 수 있다. 또한 가부장제의 '생물학적 측면' 은 마치 인간의 물리적 신체 속에 가부장제가 빌트인되어 있다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표현이다. 저자 본인이 미리 인정하듯이, 본서는 탐색적 성격을 가지며 이론적인 측면은 다소 부족할 수 있음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, 가부장제라는 사회현상이 범문화적이고 보편적인 것임을 논증하기 위해서는 "여성들은 이런 면으로도 억압받고 저런 면으로도 억압받는다" 를 장황하게 예시화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향에서 접근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.] * '''첫째,''' 가부장제는 이념적으로도 나타난다. 남녀의 [[성 역할]]은 늘 지배집단의 필요에 따라서 정해지며, 그 필요에 따라 늘 여성은 남성보다도 더욱 제한된 (주로 [[임신]]과 [[출산]]에 해당하는) 생물학적 수준의 역할만을 수행해야 한다. * '''둘째,''' 가부장제는 생물학적인 것처럼 흔히 여겨지지만, 실상은 가부장제는 [[문화]]의 소산이며 [[자기 실현적 예언]]에 의해 스스로를 지속할 뿐이다. * '''셋째,''' 가부장제는 사회학적으로도 나타난다. 가부장제는 아버지에게만 재산 및 처자식에 대한 전적인 소유권을 부여하며, 다른 구성원들에게는 가장의 권위에 순응할 것과 [[출산]] 및 [[사회화]] 기능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. * '''넷째,''' 가부장제는 계급적으로도 나타난다. 남성들은 자신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을 보면 [[마초]]적인 [[자존심]]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고, 빅토리아 시절의 [[기사도]] 역시 여성들에게 체면치레를 하는 유희에 지나지 않는다.[* 이와 관련하여 저자의 각주에 따르면, 궁정의 기사도에 대해 연구한 역사가 모리스 발렌시(M.Valency)는 음유시인들이 노래한 여성숭배가 실제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에 전혀 공헌한 바 없음을 확인했다고 한다.] * '''다섯째,''' 가부장제는 경제적으로도 나타난다. 여성의 노동력은 늘 '예비' 노동력으로서, 국가가 필요할 때만 고용했다가 필요없어지면 잘라 버리고, 대체로 시장가치가 크지 않은 재화 및 용역만을 생산할 뿐이다. * '''여섯째,''' 가부장제는 교육에서도 나타난다. 여성들의 교육은 아직도 [[르네상스]] 시대의 인문주의 기초교육만으로 제한되며, 교육의 목적은 그저 결혼시장에 스스로를 내놓기 위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함이다. * '''일곱째,''' 가부장제는 폭력에 의존한다. 여성억압을 위한 폭력은 법제화됨으로써 더 이상 폭력으로 인식되지 않으며, 그럼에도 가부장제는 남녀 모두의 '완벽한 사회적 합의' 를 통해 만들어진 것인 양 위장한다. * '''여덟째,''' 가부장제는 [[신화]]와 [[종교]]를 통해서 합리화된다. 원시 사회에서 여성의 [[월경]]과 같은 현상은 불경한 금기로 취급되었던 반면 남성들의 페니스는 훈장과도 같이 여겨졌으며, 신화 속의 남신들은 주로 질서를, 여신들은 주로 위험과 혼돈을 표상한다.[* 여기서 저자는 [[판도라]]와 [[이브]]를 예로 들어, 인간 남성에게 위협을 주는 계기가 되는 존재를 여성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음을 지적한다.] * '''마지막으로,''' 가부장제는 여성들의 심리 내면에 가부장제를 내면화시킨다. 그 결과 여성들은 심리적으로 권력감을 빼앗기고 죄의식을 느끼며 연대의식을 경험하지 못하고, 인구규모와 무관하게 [[사회적 소수자|소수집단의 사회적 지위]]를 갖는다.[* 저자가 인용한 바 루이 워스(L.Wirth)의 정의에 따르면, "육체적이거나 문화적인 조건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어, 차별적이고 불평등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" 이 소수집단이라고 간주될 수 있다고 한다.] 저자가 강조하는 위의 "보편적" 이고 "만연한" 가부장제의 존재가 인류 모두에게 그토록 강력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던 이유는, 가부장제가 '''자기 자신을 [[자연의 섭리]]라고 광고했기 때문'''이라는 것이 저자의 비판이다. 즉, 남성들은 원래 여성들보다 더 우월하게 타고 태어난 존재이기에, 그런 우월함을 바탕으로 사회 질서를 수립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메시지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져 왔다는 것이다. 때로는 그런 우월한 존재들이 열등한 존재를 [[기사도]]적으로 챙겨줄 수도 있고, 때로는 열등한 존재들을 마구 짓밟을 수도 있지만, 아직까지 그 누구도, 역사 속 어떤 시점에서도 "남성이 여성보다 '정말로' 태생적으로 우월한 게 맞나?" 의 질문을 던졌던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.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-BY-NC-SA 2.0 KR으로 배포하고,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.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.캡챠저장미리보기